개발협력, 정부, ODA와 NGO * : 한국의 관련 입법안과 독일의 현황 루드거 로이케 박사 Germanwatch ODA(공적 개발원조)란 무엇인가? 한국과 독일은“개발협력”,“해외원조(Overseas Aid)”, 특히“공적 개발원조(ODA –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견해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양국의 입장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양국은 모두 파리에 본부를 둔 OECD 회원국(한국은 1996년에 가입)이기는 하나 독일은 OECD 산하 개발원조위 원회(DAC –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현재 22개 회원국)”회원국이기 때문이다. DAC 회원국인 독일은 DAC 통계보도지침(Statistical Reporting Directives)을 따를 의무가 있다. 이 지침에는 공적 개발원조의 정확한 개념, 즉 어 떠한 종류의 지원이 공적 개발원조에 포함되는지의 여부가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공적 개발원조(ODA)란, ODA 수혜국으로 DAC 목록에 기입된 국가/지역에 투입되는 자금을 말하며 이는 국가, 지방정부, 행정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이 제공한다. 공적 개발원조금은 개발도상국의 경 제와 복지 발전을 주목적으로 하여야 한다.(12쪽 참조, 강조 표시는 필자가 함) 한국의 관련 입법안과 DAC가 정의한‘올바른’ ODA 한국의 오제창, 특히 김부겸 의원이 발의한 개발원조 입법안에서“상호이득을 위한 협력”이라는 구절은 DAC가 정의한 ODA의 개념에서 크게 벗어난다. 한국이 DAC 의 회원국이 된다면 이 구절은 삭제되어야 할 것이다. 지원국의 수출 증진, 혹은 기 * 2007 년 6 월 11 일 참여연대와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ODA 정책 워크숍“한국과 독일의 ODA 정책과 딜레마”에서 발표 1 타 상업적, 외교적, 경제적 이해에 도움이 되는 지출은“기타 공공지출(OOF – Other Official Flows)”이란 명칭으로 분류되며 진정한 의미의 ODA에 포함되지 않 기 때문이다(12쪽, 강조 표시는 필자가 함). 독일의 ODA 1. 독일 개발원조 정책의 법적 근거 사민당과 녹색당이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는 아 직까지 ODA에 관한 특별 법률은 물론이요, 개발협력에 관한 일반 법률 조차도 없 는 실정이다. 따라서 독일의 개발원조 정책은 DAC 회원 자격에 명시된 의무 사항 과 국민총소득(BNE, 영어 약자는 GNI)의 최소 0.7%를 개발협력에 사용할 것을 명 시한 1970년 UN 총회의 선진국 개발원조협약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2005년부터는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도 수차례 개발원조에 대한 시기를 확 정하고 있는데 2010년까지는 GNI의 0.51%, 2015년까지는 0.7%를 개발원조에 사 용한다는 것이다. 2 2. 독일 ODA 재원 독일 ODA의 약 90%는 독일연방정부 예산(현재 약 70%)과 기타 독일연방재정(부 채 탕감, 현재 약 20%)에서 충당한다. 기타 10%는 독일 각 주정부의 몫이고 지자 체는 약 0.3%를 담당한다. 독일연방정부 예산안 책정에 있어 연방경제협력개발부(BMZ)의 개별 예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ODA 예산이다. 이는 비율 면(예전엔 BMZ 예산의 약 60%, 오늘날에는 약 50% 차지)에서 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그렇다. 왜냐하면 ODA 관련 지출의 2/3가 독일 기술∙재정 협력처 및 아프리카, 카리브해, 태평양 연 안국을 돕는 유럽개발기금(EEF, 영어 약자 EDF – European Development Fund)으 로 직접 가는‘신선한 자금’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1/3 중, 아시아, 남미 개도국 지 원을 위해 EU에 납부하는 금액은 전체 ODA의 약 15%로 독일 연방재정부에서 직 접 브뤼셀 EU 본부로 들어간다. 외무부 소관인 긴급 지원 자금은 현재 ODA의 약 5% 이상이고, 기타 부서의 ODA 예산은 1.5%로 비교적 낮다. 한편, 부채 탕감이 ODA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1년 3.5%에서 2006년 20% 로 크게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이라크와 나이지리아에 대한 높은 부채 탕감률이 한 몫을 했다. 그러나 부채 탕감에서는 실질적 자금이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독일연 방 예산에서‘가상 자금’이 삭감되는 것뿐이다. 독일 전체 ODA의 10%를 차지하는 각 주정부의 ODA는 95%까지 대학 입학 허가 비용(imputed students’ costs)인데 이는 개발원조 정책 차원으로 볼 때 문제가 많은 지원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지자 체의 ODA는 독일에 정착하는 개도국 난민에게 처음 일년간 정착 지원금을 지불하 는 방식으로 지출된다. 3. 관련 자료 수집, DAC 제출 및 검토 2004년까지는 ODA 관련 자료를 각 부처와 주정부, 지자체가 연말에 수집하여 연 방경제협력개발부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다. 연방경제협력개발부는 이 자료를 DAC에 제출하기 전, 자료의 타당성을 검토하지만 이 자료 내용 하나 하나가 DAC 기준에 정확하게 부합하는지의 여부는 살펴보지 않는다. 그러나 2005년, 이 자료는 연방통계청을 거쳐 DAC에 제출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연방경제협력개발부에는 사본만을 전달한다. 최종 수령지인 DAC 역시 이 자료의 타당성만을 점검할 뿐, 3 ODA 지출 내역에 대해 보통 이듬해 4월 임시로, 11월 최종 승인하게 된다. 이를 보면 어느 단계에서도 제출 자료가 실제로 DAC 기준에 합당한지의 여부는 검토되 지 않으며“강제 수단”에 대한 언급도 없다. 이 부분이 바로 NGO가 힘써야 할 부 분이다. 우리 입장에서 흥미로운 것은 OECD에 제출하는 한국의 ODA 보고서를 지금까지 어느 부처가 담당 했는가 이다. OECD의 ODA 연례 보고서에는 22개국의 DAC 회 원국 외에도 한국을 포함한(2004년: 0.06%, 2005년: 0.10% 증가, 2006년: 0.044% 감소) 7개국의 비 DAC 국가의 ODA도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 ODA 규모가 이처럼 불규칙한 것은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및 지역개발은행에 지급한 금액이 매년 달랐기 때문이다. 또 2005년의 ODA가 크게 상승한 것은 부채 탕감률의 증가 에 따른 것이다. 4. 개발협력(EZ) 실행에서 NGO의 역할 독일 개발협력분야 NGO는 연간 약 7억5천만 유로를 자기 자금으로 운용하는데 이 자금은 NGO의 독립적 활동의 기반이 된다. 이 자금은 NGO가 공공 기관이 아닌 까닭에 독일정부의 ODA로 인정 받지 못한다. 그 밖에도 독일 NGO는 개도국 지원 사업 및 독일 내 교육, 정보 사업 명목으로 2억5천만 유로의 자금을 지원 받는데 이는 독일연방정부 예산에서 지급되며 독일 ODA에 포함된다. 5.“공적 개발협력” 관찰자, 평가자로서의 NGO NGO의 역할은 개발협력, 특히 ODA 실행(ODA 내용, 분야, 규모 책정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감시, 평가에서도 중요하다. NGO는 ODA 실행 과정을 관찰, 분석하며, 공적으로 작은 규모로 이 과정에 직접 간여하게 된다. 이러한 감찰, 평가는 Germanwatch를 비롯한 몇몇 단체가 하는 주요 임무이다. 이 업무를 위해 NGO들 은 다양한 관찰, 평가 방식을 개발했다. • 1992/1993년부터‘인간의 대지 독일본부(terre des hommes Deutschland – www.tdh.de)’와‘독일 세계기아구조(Deutsche Welthungerhilfe – www.welthungerhilfe.de)’는 매년“개발원조 정책의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독 일 개발원조 정책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거의 매년 발간 직후, 4 해당 정부부처, 연방하원과 각 정당으로부터 즉각적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 1994년 총선 직후, NGO 출신 전문가 그룹이 Germanwatch를 통해 지난 몇 년간의 독일 개발원조 정책과 신정부에 대한 기대를 담은“의사록 (Memorandum)”을 만들었고, 1998, 2002년 총선에도 이 관례가 이어졌다. 2002년의 경우, 개발원조 정책에 관심을 갖는 인사(이 중 연방 정치인은 없었 다) 300여 명이 이 의사록에 서명을 하고 각각 50유로를 지불, 이 의사록의 독 립성 유지와 독일 유수 주간지의 기재를 가능케 했다. 이렇게 해 2002년의 의 사록을 7천5백 부 이상 구, 신정부, 구, 신국회의원, 크고 작은 각종 기관, 네트 워크, 재단, 학술기관과 개인에게 유포했으며 1998, 2002년 의사록의 일부는 신 연정정부의 연정협약문에 기재되기도 하였다. 차기 의사록은 2009년 발간될 예 정이다. • Germanwatch는 2003, 2006년 각각 주정부의 ODA에 관한 두 편의 연구논문 및 2000-2004년 독일 ODA 변화 추이에 관한 상세 연구를 발간(2008년 개정 판 발간 예정)하였다.(http://www.germanwatch.org/ez/efin.htm) • 지난 몇 년간 유럽 NGO 네트워크 CONCORD에서는 DAC 회원국의 ODA에 관한 비판적 보고서를“박수는 잠깐! EU 정부는 원조 공약을 위반할지도 모릅 니다.(Hold the Applause! EU governments risk breaking aid promises)”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고 있는데 최근호는 2007년 4월에 발간되었다 (http://www.concordeurope.org/Public/Page.php?ID=3042). • 기타 회담, 활동 결과(최근 예로는 G8 정상회담의 결과)는 독일 NGO와 독일 개발원조 NGO 연합(VENRO – Verband Entwicklungspolitik deutscher Nichtregierungsorganisationen)의 단편 연구나 언론 보도 등을 참조하기 바란 다. 6. 두 가지 전형적 사례 보고 정부는 허위 보도는 아니나 때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표를 하곤 하는데 이를 의식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NGO는 이러한 보고의 허상을 지적 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 예가 2004년 연방경제협력개발부가 발표한 독일 ODA의 5 증가(“9% 증가!”)에 대한 보고로 연방경제협력개발부는 이 보고를 통해 부처 정책 이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주려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달랐다. DAC에서는 ODA를 미 달러화로 발표하는데 2004년 당시, 독일 ODA는 미 달러화 로 환산했을 경우,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대 유로 달러 환율이 2003-2004년 사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 정부는 유로화로 볼 때 ODA 규모를 확대하지 않았음에도 달러로 환산한 DAC의 발표에서 는 그 규모가 커졌다. 이는 유로로 발표되는 국민총소득과 비교해 보아도 알 수 있 는 것으로 2004년 독일의 ODA는 국민총소득의 0.27%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정부측 허상 보도에 대해 NGO는 강력히 비판했고 연방경제협력개발부는 그 후 이와 같은 눈 가리고 아웅 식 보고를 자제했다. 이러한 연방정부의 선례에도 불구하고 주정부 역시 통계를 들어 자신의 ODA 규모 가 증가했다고 자랑스레 발표하곤 한다. 하지만 이것이 ODA로 인정 받는 대학 입 학 허가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점, 또 장학금, 개발 관련 연구 비용, 개발원조 관련 공공 업무에 대한 주정부의 지원은 오히려 삭감되었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는 다. 이에 대해서 NGO, 특히 Germanwatch는 기회 있을 때마다 DAC 국가 중 대학 입학 허가 비용을 ODA에 포함시키는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뿐이며, 그것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의 경우, 그 규모가 전자 양국과는 비교가 되 지 않을 정도로 소규모라는 점을 주지시킨다. 맺음말 한 국가가 어떻게 발전하고 국가 목적을 어떻게 정의하며 이에 따라 자신의 정책을 어떻게 정해나갈 것인가는 그 국가의 국민, 나아가 국민이 선출한 의회, 정부가 직 접 결정할 문제이다. 그러나 좀더 시야를 넓혀 다른 나라의 연구와 사례를 참조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상에서 본 독일 ODA 보고 및 한국 개발원조 정책 현황에 대한 본인의 의견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주길 바란다. 제3자 입장에서 구체적 제안을 하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하지만 허락한다면 일반적 충고라도 해보고자 하는데 이것이 혹시라도 구체적 성과를 낳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본인 의견으로는 각국이 근본적 결정을 내리는데 국제 협약이 규정한 기본원칙과 지침을 준수하고 참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도움이 되며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막 아준다. 이 점에서 한국이 DAC에 가입하여 DAC 규정 및 지침을 따르는 것이 한국 6 의 미래 개발원조 정책, 특히 ODA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미 언급한대로 DAC 제도는 아직 완벽과는 거 리가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DAC 가입은 정부 정책 수립의 근간을 마련할 것이며 DAC에 부족한 관찰, 평가와 관련해 NGO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생각 해야 한다. © Friedrich-Ebert-Stiftung 200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