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최근 한국의 기후에너지 정책의 배경.............................................................................. 2 1.1. 한국의 기후에너지 정책의 간략한 역사............................................................................... 2 1.2.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조건.......................................................................................... 2 1.3. 2050 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3 2. 윤석열 정부와 기후에너지 정책 변화.............................................................................................. 5 2.1. 20 대 대선과 기후에너지 정책.............................................................................................. 5 2.2. 탈원전 폐지, 재생에너지 속도 조절..................................................................................... 6 2.3. 2 기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6 3. 한국 기후에너지 정책의 이슈와 쟁점.......................................................................................... 7 3.1. K-택소노미 논란................................................................................................................ 7 3.2. RE100 단체의 항의 서한................................................................................................... 7 3.3. 정의로운 전환................................................................................................................... 8 3.4. 향후 예상되는 주요 쟁점................................................................................................... 8 4. 한국의 기후에너지 정책 Q&A........................................................................................ 9 4.1. 한국에서 에너지/환경 정책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 그리고 그 정책들을 만들 때에 누가 책임/담당자인지, 그리고 누가 주체가 되는가?............................................................................. 9 4.2. 로비단체나 관련 이익단체들이 어떤 식으로 이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고 영향을 미치는가?................................................................................................................................ 9 4.3. 정책수립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노조의 역할은 무엇인가?....................................................... 9 4.4.“정의로운 전환”이 대한민국 에너지환경 정책 수립에 있어 어떤 역할 또는 의의를 가지는가?.. 10 5. 시민과 기업의 태도..................................................................................................... 10 6. 독일과의 간략한 비교.................................................................................................. 11 < References>................................................................................................................ 12 1 1. 최근 한국의 기후에너지 정책의 배경 1.1. 한국의 기후에너지 정책의 간략한 역사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은 2007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부터 본격화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 터‘녹색성장’ 정책을 천명했고, 2009년의 코펜하겐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15)에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 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실효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입법이나 구체적인 에너지 정책으로 연 결되지는 못했다. 오히려 녹색성장 정책은 환경 파괴적인‘4대강 사업’에 치중되었고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량도 계속 늘어났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무엇보다 에너지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기후변화 보 다는 다른 요인들이 좌우했다. 2011년의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상대적으로 높은 핵발전 비중을 가진 한국의 에너지 정책의 재고를 요청했다. 한국은 현재 25기의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있고 전력 생산량 중 30% 정도가 핵발전에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들을 조기 퇴출하기로 한 것은 기후변화 대응보다는 2017년 집권 당 시 한국 국민들 사이에 건강상의 우려가 높았던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그 해 10월에 건설 중인 신규 핵발전소인 신고리 5,6호기의 사업 지속 여부를‘공론화’를 진행했고, 그 결과로 후속 조치와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신고리 5,6호기 외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백지화하 고 노후한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하며, 현재 7%인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에 20%로 확 대하며, 지역 산업의 타격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로드맵에 따르더 라도 신고리 5,6호기가 완공되어 설계 수명대로 가동될 경우 핵발전은 2080년대 후반까지 지속되기 때문 에 사실상 매우 느린 탈핵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핵과 에너지전환 정책은 정치적 보수와 진보(정부에 대한 찬성과 반대) 진영 사이에서 과도한 정쟁화 양상을 보인 반면에, 실효 있는 에너지 믹스나 세부 정책 개발은 답보했다. 시민사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약한 정책적 대응과 낮은 대중적 인식을 극복하고자, “기후위기비상행동” 같은 전국 연대 조직을 결성하여 대응 활동 벌이고 있다. 1.2.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조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 다배출국에 꼽힌다. 국제과학자그룹‘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에 따르면 한 국은 2019년에 6억11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배출 정점을 기록했던 2018년에 세계 8위의 순위였 던 것에 비하면 한 단계 떨어진 9위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7.3%가 더 감소했는데, 이는 정부의 기후변 화 대응 노력의 결과라기보다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상대적으로 덜 더웠던 날씨 탓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공개한 2021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6억 7,960만톤으로, 코로나 위축이 지나간 후 이동과 산업생산이 늘면서 2020년에 비해 다시 2,300만톤(3.5%) 증가했다. 한국의 2030년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5년 6월에 수립되었으며, 2030년 BAU(851백만톤) 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했다. 이후 2020년 10월 문재인 대통 2 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후속조치로 NDC 상향계획을 발표했고, 이렇게 해서 새로 정해져서 UN에 제 출한 NDC는 2018년(온실가스 배출 정점 년도) 대비 2030년 40% 감축한 배출량(436백만톤)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배출 실적을 보면, 세계 평균 대비 증가율 낮고 국내총생산(GDP) 당 배출량이 경미하 게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NDC 목표 달성에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사단법인 기후변화 행동연구소는 한국이 2030년까지 NDC 목표를 모두 이행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이 2030년이 되면 GDP 상위 10개국 가운데 1위가 될 것이란 분석 결과를 내놨다. 결국 한국의 전체 온 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비는 지난 5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그리고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아직 큰 추세 를 바꿀만한 개선을 보인다고 할 수 없다. 한국의 일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은 개인의 소비와 라이프스타일 때문이라기 보다는 제조업과 수 출 중심의 산업 구조 탓이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 중심이 다. 때문에 단기간 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림 1.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자료: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1.3.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한국은 2020년 초부터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팬데믹을 함께 경험했고, 정부는 이를 극복하면서 동 시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이중의 과제에 직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에 추진하던‘디지털 뉴딜’에‘그 린뉴딜’을 더하고 사회 안전망 강화를 통해,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 로 도약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은 2025년까지 총 사업비 160조원을 투자하여 일 자리 190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발표되었는데, 이중 그린뉴딜 예산은 73조원이다. 그린뉴딜의 핵심 사업은 그린 모빌리티 확대, 녹색산업 혁신, 신재생에너지 확대, 공공시설의 제로에너지화 등이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 정부는 국제 사회와 발맞추어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동참을 선언했다. 2020년 10월 3 28일 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그해 말 국무회의에서 2050년 장기 저 탄소 발전전략(LEDS)을 확정했다.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서 최근 중요한 동향은‘탄소중립위원회’의 출범이다. 2021년 5월말,‘P4G(녹 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직전에 한국 정부는 대통령 직속의 탄소중립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이 위원회의 활동가 탄소중립 정책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 국회는 2021년 8 월에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통과시켰고, 탄소중립위원회는 2021년 10월에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 정했다. 탄소중립위원회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초안)은 2050년까지 석탄화력과, 원전이 잔존하며 실질적 감축 을 못하는 시나리오로 비판받았다. 최종안은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A, B안을 복수로 채택했다(표 1). 하지만 불확실한 흡수원 기술, 수소 에너지 활용 가능성과 경제성 문제는 해결이 안 되었다. 이 최종 안에 대해 산업계는 부담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했고, 시민사회는 미흡한 목표와 수단을 비판했다. Type Sector 2050 Carbon Neutrality Scenarios 2018 Final(2050) Scenario A Scenario B Remarks Emission Amount 686.3 0 Energy 269.6 0 Transformation Industries 260.5 51.1 0 20.7 51.1 Ÿ (Scenario A) Complete discontinuance of thermal power generation Ÿ (Scenario B) Partial generation of thermal power using liquefied natural gas(LNG) Emissions Buildings 52.1 6.2 Transportation 98.1 2.8 Agriculture, Livestock and Fisheries Waste 24.7 17.1 15.4 4.4 6.2 9.2 15.4 Ÿ (Scenario A) Complete transition into electric vehicles, hydrogen vehicles, etc. in the road sector Ÿ (Scenario B) Use of alternative fuels(e-fuel, etc.) for internal combustion engine vehicles in the road sector 4.4 4 Type Sector Hydrogen Omissions 2018 Final(2050) Scenario A Scenario B 0 9 Remarks Ÿ (Scenario A) Use of electrolysis for all domestic hydrogen production (green hydrogen) Ÿ (Scenario B) Partial supply of domestically produced hydrogen using by-products/extracted hydrogen 5.6 0.5 1.3 Carbon Sinks-41.3-25.3 Carbon Capture, Absorption Use and Storage and (CCUS) Removal Direct Air Capture (DAC) -55.1 표 1.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최종 시나리오 *자료: 탄소중립위원회 웹사이트 -25.3 -84.6 Ÿ Assumption that the captured -7.4 carbon is utilized as an alternative fuel for vehicles 2. 윤석열 정부와 기후에너지 정책 변화 2.1. 20대 대선과 기후에너지 정책 한국의 탈핵과 에너지전환 정책은 주로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의 의지에 기대어 추진되었고 정치 세력의 집단적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서 구조적 취약성을 보였다. 그래서 핵발전 축소와 온실가스 감축, 핵 발전 수출, 핵폐기물 처리 정책 사이에 정합성이 없었고, 야당에게 비판의 여지를 계속 제공했다. 이는 정 부가 바뀐 이후 탈원전 정책이 완전히 뒤집히는 결과로 이어졌다. 20대 대선에 나선 이른바 주요 후보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기후정책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정의당처럼 기후위기를 선거 제1의제로 표명한 경우도 있지만, 여론조사 3위 내의 후보들에게서 기후위기는 전혀 심 각한 주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탈원전 공방은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처음부터 탈원전으로 탄소중립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핵발전 증설을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는 혁신형 SMR(소형모듈 원전)의 기술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2050년까지 원자력에너지 35%+ 재생에너지 35%+ 기타에 너지 30%의 에너지믹스 로드맵을 공약했다. 심지어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하여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 5 는 파이로 프로세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히 논쟁의 중심이 된 것은 울진에서 추진되다가 문재인 정부가 취소한 신한울 3, 4호기의 재개 문제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프로젝트가 공식 취소되었던 신한울 3, 4호기를 재개하고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 11 기도 연장 가동하면 2030년까지 40%의 탄소 감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2. 탈원전 폐지, 재생에너지 속도 조절 2023년 3월 당선된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 과제를 통해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원전 생태계’를 복 원하고 무공해차, 재생에너지, 수소산업, 탄소 포집 ・ 활용 ・ 저장(CCUS) 등 핵심산업을 육성하여 새로운 미 래시장을 창출하고 선도할 것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원전은 신한울 3 ‧ 4호기 건설재개, 운영허가 만료 원 전(~2030년 10기)의 계속 운전이 핵심이다. 또한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통해 수주 지원 및 대상국 별 맞춤형 수주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석탄발전은 2030년까지 노후 석탄발전기 20기 폐지(現 석탄발전 57기 운영 중)하지만, 진행 중인 7기의 석탄화력은 이미 인허가가 끝났다는 이유로 계속 추진한다. 투자 정책으로는 배출권거래제 고도화 및‘K택소노미’ 확정에 따른 민간 투자를 활성화가 제시되었다. 이를 반영하여 2023년 1월 확정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은 2030년까지 핵발전 32.4%, 석탄 발전 19.7%, LNG발전 22.9%대,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를 21.6%의 비중으로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미 진행되고 있는 고리2호기 수명연장 절차에 대해 부산과 울산 주민들을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성 평가조차 없이 비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눈앞에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준위핵폐기 물을 처분할 방법도 장소도 없는 상황에서 폐기물을 계속 늘리는 수명연장과 신규 건설은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미래로 떠넘기는 행위다. 한편, 10차 전기본은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분명한 신호가 될 석탄발전 조기 폐쇄는 포함 하지 않으며, 삼척 등에 진행 중인 신규 석탄발전의 건설을 그대로 유지한다. 2.3. 2기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윤석열 정부는 2022년 10월, 새 임기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부문별 ・ 연도별 감축목표, 감축수단별 구체적 정책을 포함한‘온실가스 감축 이행 로드맵’과‘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2023년 3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위원회의 위촉직 민간위원(종전 76명)을 분야별 전문가 위주로 32명으 로 축소하는 한편, 분과위원회도 종전 8개에서 4개로 통합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 계로 개편하였고 주장한다. 위원회가 새로 발표한 정책 방향의 주요 내용은 △원전 ・ 신재생에너지 조화, △無탄소 新전원 도입 등 에너 지믹스 재정립, △ICT 활용 에너지 효율 최적화 추진, 시장원리에 기반한 제도 선진화, △지역맞춤형 전략 수립, 지원센터 설립 등 지역주도 탄소중립 이행체계 구축, △인허가 등 다부처 복합 과제에 대해 범부처 6 지원체계를 통한 신속한 문제해결 등이다. 기존의 탄소중립 전략은 민·관 거버넌스 구축 및 법 제정 등 탄소중립 정책 이행기반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었으나, 단기간 내 압축적 논의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부족하여 실현 가능성이 미흡한 한계가 있었다 고 평가하는데, 이는 실은 산업계의 이해 반영이 미흡하고 정부 주도 하향식이었다고 평가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원전 확대 및 재생에너지와의 조화 등 균형 잡힌 에너지믹스에 근거한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 투 명하고 체계적인 상시 이행관리시스템 및 범부처 통합 지원체계의 구축 등을 통해 정책의 실현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균형잡힌’ 에너지 믹스와‘실현가능성’ 같은 표현 역시원전 중심 에너지 정 책을 포장하는 말이다. 3. 한국 기후에너지 정책의 이슈와 쟁점 3.1. K-택소노미 논란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 유럽연합(EU)이 발표한 그린 택소노 미의 한국판이다. K-택소노미 초안에는 원전이 배제되었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을 포함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원전에 관한 기준은 EU-택소노미 기준에 비해 느슨하다. 쟁점은 사고저항성 핵연료 (Accident Tolerant Fuel)의 적용 시기인데 EU-택소노미는 2025년부터로 정했으나 K-택소노미는‘원전 신 규 건설’에는 바로 적용하기로 하면서‘계속운전’의 경우 2031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설에 관한 기준도 쟁점이다. EU-택소노미는 2050년까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가동을 위해 문서 화된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보유하도록 명시했다. 반면 K-택소노미는 고준위 처분시설의 조속한 확보를 담보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만 담겼다. 현재 한국 정부의 고준위 처분장 계획은 방폐장 부지 선정 후 37년 내 확보이므로 설령 올해 부지가 선정되더라도 2060년에야 처분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3.2. RE100 단체의 항의 서한 윤석열 정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하면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하향하자 국내 재생에너지업 계와 환경단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었다. 글로벌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비영리 단체 클라이밋그룹이 2022년 11월 28일 피어스 대표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목표 후퇴를 강력히 항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한국 정부 초안에 담긴 재생에너지 목표가 RE100 기업들의 친환경 전력 조달을 위해 턱없이 부족 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RE100 회원사들 사이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이 가장 어려운 국가 중 하나로 꼽히 고, 회원사들은 현재 필요한 재생에너지의 2% 남짓만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며, 나아가 RE100에 가입한 해외 기업들 중 52곳이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어 재생에너지 수요가 예상보다 더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7 3.3. 정의로운 전환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에는‘정의로운 전환’ 문구와 관련 조항이 포함되었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정책 항목으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은 산업별 입·이직 분석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경보체계를 구축 하여 직무훈련 및 기후부문에서의 창업을 지원하는 등 산업과 일자리의 원활한 전환을 지원한다는 것으로, 현장의 여건과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 위기업종 근로자에 대한 직무 훈련프로그램 ・ 소요비용 지원 등 훈련 인프라 확대에 치중하고 있고, 실제로 목표가 명시된 부문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 부품기업 중 1,200개 社를 미래차 부품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것 정도다. 3.4. 향후 예상되는 주요 쟁점 첫째,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적절성은 계속 논란이 될 것이다. 한국이 제출한 NDC 목표가 제대로 이행되 지 못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COP27에서도 한국은 후퇴 금지와 상향 원칙에 입각한 새로운 목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2030년까지 NDC 목표와 관련하여 국내에서 몇 건의 소송(청소년 기후 소송 등)이 진행 중이어서 지속적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원전 중심의 에너지 믹스의 적합성과 현실성 문제다. 윤 정부의 정책 기조는 원전 산업 복구를 최우 선 목표로 하여 원전을 30% 이상 비중을 기계적으로 설정하고 다른 에너지원 구성을 이에 종속시켰다. 하지만 신한울 3,4호기 건설의 인허가 과정, 노후 원전 수명연장의 기준과 기술 및 비용 문제, 지역민과 지자체의 반발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원전 수출 다변화에 원전 생태계의 존망을 걸고 있지만 해외 의 대규모 수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른 한편으로, 재생에너지 목표 하향에 따른 관련 업계와 RE100 단 체의 반발, 그리드(송배전망과 백업 전원) 조기 확충 지연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도 쟁점이다. 셋째, 정의로운 전환은 정책 방향, 법제도, 이해당사자 참여 모두에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윤석열 정부의 2기 탄소중립위원회는 그나마 노동조합 인사 참여는 전무하다. 정의로운 전환이 당면 과제로 대두되는 지 역(충남 탈석탄,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 등)의 이해관계자와 노동자 조직 대변성이 매우 부족하다. 정부의 관련 정책과 법률은 기업 위주 지원과 일자리 취업 알선에 머무르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지역 공동체 회복 과 역량 강화 청사진이 부재한 형편이다. 넷째, 에너지 요금과 세제 관련 쟁점이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위한 에너지 요금 현실화와 새로운 세 금(탄소세) 도입이 요구되고 있고 한국전력이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에너지 가격만을 고려한 임시변통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만을 시행하고 있다. 다섯째, 기후환경 거버넌스의 개선 필요성이다. 윤석열 정부에 와서 탄소중립위원회는 오히려 더욱 전문가 와 산업계 주도로 구성되었고, 광범한 기후위기 당사자와 사회 부문들이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탄 소중립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하여 탄소중립위원장과 산업부의 입장이 다른 가운데, 탄소중립위원회의 독립 성 확보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섯째, 기후와 에너지를 통합하여 전환을 관리할 정부부처 개편(예. 기후에너지부) 논의가 유야무야 되고 있으며,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의 정책 정합성 확보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8 4. 한국의 기후에너지 정책 Q&A 4.1. 한국에서 에너지/환경 정책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 그리고 그 정책들을 만들 때에 누가 책임/담당 자인지, 그리고 누가 주체가 되는가? - 형식상으로는 주무 부서에서 초안 만들지만 부서별로 소관 정책이 나눠져 있어서 통합성을 해치고 있다 (예: 에너지-산업부, 온실가스-환경부). 중요하고 관련 주체가 많은 정책의 경우 통합 TF나 워킹 그룹을 구 성한다. 여기에는 정부 관련 부처와 산업계, 시민사회 등이 결합하지만 실제로는 성장 중심 부처와 산업계 의 목소리가 방향을 좌우하곤 한다. 에너지 정책과 환경 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책 및 민간 연구기관들이 다수 존재하고, 정부에서 정책 초안이나 참고 자료 작성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미 정책 방향과 세목을 정해서 결론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전략은 주요 대 기업(예: 삼성, 포스코, 현대, 두산 등)의 입장을 산업통상자원부 및 기획재정부가 비공식적으로 미리 반영 또는 협의하여 초안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4.2. 로비단체나 관련 이익단체들이 어떤 식으로 이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고 영향을 미치는가? - 힘있는 기업과 이익 단체들은 가시적인 거버넌스 기구를 통하지 않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윤석열 정부에 서 핵산업계의 로비나 압력 행위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데, 이미 에너지 주요 기관과 부서에 자신들의 인 사가 들어가 있거나 정책 세목이 자신들의 판단과 요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 직능단체와 협회 에서는 자신들의 피해와 요구를 국회의원을 통한 로비나 서한을 통한 요구 전달로 관철시키려 노력한다. 시민사회 출신의 국회의원과 연구기관장이 소수 존재하지만, 대통령 권한이 큰 정치 구조에서 자율적인 목 소리와 행동을 갖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4.3. 정책수립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노조의 역할은 무엇인가? - 시민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큰 변화를 요구하기 보다는, 악화를 막는 노력에도 버거운 형편이다(예: 석탄 화력 조기 폐쇄 법안 제정 요구, 신공항 특별법 반대 요구). 시민사회는“기후위기비상행동” 같은 대중적 연대 조직을 통해 시민 동원과 대중적 기후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큰 틀에서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에 공감한다. 다만 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총)과 산업 부 문별 노동조합(제조업, 에너지, 공공교통, 공무원, 민간 서비스, 보건의료 등) 사이에 이해관계가 다르고 정 책 개입력도 다르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 요구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19년 이후 총연맹과 산별노 조 중심으로 기후위기를 자신의 핵심 정책 과제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법제도 개선(예: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주적인 정의로운 산업 전환 위원회), 단체교섭(보건의료노조의 기후위기 협약 요구), 내부 조합원 교육 등이 많아지고 있다. 9 4.4.“정의로운 전환”이 대한민국 에너지환경 정책 수립에 있어 어떤 역할 또는 의의를 가지는가? - 한국의 고용노동부가 기후위기를 자신의 부서와 관련 있게 여기게 된 것은 채 3년이 되지 않은 일이며, 산업부가 탄소중립과 관련하여 고용에 신경을 쓰게 된 것도 아직 초기 단계다.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도 기후위기 관련 고용과 지역 예상 피해에 대한 정부의 연구와 데이터가 아직 미흡하다. 자본과 기업 위주의 지원과 성장 전략에 치중된 한국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려면 시간과 계기가 필요할 것이다. 다만, 정의로운 전환이 국가법에 명시되고 관련 정책 아이템이 생겨난 것은 적지 않은 변화이며, 유엔 기 후변화협약에서도 정의로운 전환 포럼이 생겨난 만큼, 한국 정부도 다소 수동적이지만 정의로운 전환을 위 해 노력할 근거가 생겼고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압력과 활용 여부에 따라 잠재력이 있다. 이렇게 되려면 국내와 지역/부문으로부터 정의로운 전환 정책과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압력이 필요하며, 다른 나라(예: 독 일)의 시사적인 사례를 많이 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5. 시민과 기업의 태도 2022년 2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을 포함한 40개국에서 실시된‘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관련 인식’ 조 사 결과를 보면, 지구온난화가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인지를 묻는 설문에 39개국 응답자들은 86%가 동의 를 나타낸 데 비해 한국 응답자들은 동의율이 93%로 더 높았다. 자연재해의 증가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 는 데 대해서도 한국인(84%)은 다른 나라 사람들(81%)보다 더 높은 동의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 7월<세계일보>가 발표한 기후변화 인식 조사를 보면‘기후변화는 심각하지만, 해결은 나 중에’라는 태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 국민 10명 중 8∼9명은 기후변화를 심각하다고 느끼지만, 당장은 경제성장이나 실업 등에 집중하고 기후변화는 장기과제로 두길 바라는 것이다. 실업, 경제성장, 기 후변화 등 우리 사회의 8가지 과제 가운데‘1년 안에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 과제’를 꼽으라는 물음에 경제 성장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실업이 2위에 올랐고, 저출산·고령화, 빈부격차, 남북관계 등이 뒤를 이었 다. 기후변화는 남녀·세대 갈등과 함께 최하위에 자리했다. 한편‘10년 안에 해결할 과제’에서는 기후변화 가 상위 3과제로 오르고, 30년 과제로 기간을 늘리면 저출산·고령화가 1위였고, 0.4%포인트 차로 기후변 화가 2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원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대체로 찬반이 비슷한 정도이지만 자신 의 집 근처에 원전이나 방폐장이 들어서는 것에는 반대가 매우 높다. 그리고 에너지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을 위해 에너지 요금을 더 부담할 용의가 있다는 국민이 더 많지만, 부담이 자신에게 부당하게 많이 지워 지는 것에는 강력히 반발한다. 한편, 기후와 환경 문제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태도는 양가적이다. 최근 한국의 TV를 보면 거의 모든 대기 업들이‘탄소중립’을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경우는 진지하게 탄소 감축에 대 응하고 그런 기술과 제품을 자신의 기업이 가지고 있음을 알리지만, 많은 경우에는 아직 개발되거나 적용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이미 하고 있는 것처럼‘그린워싱’하고 있는 광고들이다. 즉 대다수의 기업들은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대외 환경 변화와 도전을 잘 알고 있지만, 당장은 저렴한 화석연료와 핵에너지를 10 가급적 오래 사용하여 경쟁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주요 기업들은 정부의 미온적인 기후 정책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탄소 감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로 사업 중심을 옮기고 미국 진출 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대, 삼성전자, SK,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KB, 미래에셋, 롯데 등 2022년 9월 기준 으로 총 137개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많은 대기업들은 이제까지 큰 수익원이 되어 온 화석에너지 관련 사업과 온실가스 다배출 아이템 비 중이 크지만, 에너지전환과 효율화와 관련된 사업과 아이템도 함께 개발하고 확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산 에너빌리티는 석탄화력과 원자력발전소의 주요 부품을 제작해왔지만, 풍력터빈과 고효율 에너지 인프 라에 관한 기술도 갖고 있어서 이런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결국 국내외 시장의 상황과 정부 정책의 방향에 따라 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탄소중립과 환경 보전에 나서는 경영을 확대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때문에 기업들에게 적절한 자극과 신호를 줄 에너 지 정책과 요금, 세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아쉬운 상황이다. 6. 독일과의 간략한 비교 한국과 독일은 역사적으로 상당히 다른 경로를 걸어왔지만, 분단 상황의 경험, 수출과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 비슷한 규모의 국토와 인구, 제한된 에너지 자원 부족 등 유사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한국보다 일찍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을 시작한 독일의 경험은 앞으로도 한국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첫째, 에너지 정책의 통합성과 일관성의 차이다. 주지하다시피 독일 정부는 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탈화석 에너지와 탈원전을 위한 폭넓은 논의와 연구를 진행했고, 탈원전 합의는 정부가 바뀌어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전환에 위기를 가져왔지만 소수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전을 예비로 남 겨두는 것 이상의 에너지전환 정책 변화는 없다. 이렇게 에너지 정책이 기후정책과 통합성을 갖고 지속성 을 가질 수 있는 법률과 제도 여건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거버넌스의 측면이다. 독일의‘탈석탄위원회’는 2038년까지 전면 탈석탄을 위해 핵심 이해관계자를 포괄적으로 참여하게 하여 다양한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한 결과를 내 놓았다. 물론 독일은 탈원전 합의와 에너지 이용 윤리위원회의 경험도 있으며, 산업계의 주요 현안은 노사 간‘공동결정’이라는 전통도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기후 에너지 거버넌스가 매우 취약하고 형식적이며 이해관계자와 피해자 대변성도 매우 미흡하다. 11 < References> 11개 시민사회환경 연대단위 공동 기자회견문, 2022, 핵발전과 화석연료발전 비중 늘어난 제10차 전력수 급기본계획 초안 전면 수정하라!(2022. 11. 28.) 관계부처 합동, 2021,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2021. 10. 18) 관계부처 합동, 2022, 탄소중립 녹색성장 추진전략(2022. 10. 26.) 산업통상자원부, 2022, 보도자료(2022년 10월 26일) 윤 정부, 탄소중립 ・ 녹색성장 비전과 추진전략 발표 산업통상자원부, 2023,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 환경부, 2021,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가이드 라인 12 저자 소개: 김현우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서 활동했고,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에서 10년간 일하면서 에너지체제의 정의로운 전환과 에너지 민주주의를 연구 했다. 지금은 탈핵신문 운영위원장으로 신문 발간을 돕고, 기후위기를 알리는 교육과 탈성장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인쇄 © 2023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 주소: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49, 5층 책임자: 헤닝 에프너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 소장 t:+82(0) 2-745-2648 f:+82(0) 2-745-6684 w: korea.fes.de e: info.korea@fes.de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1925년에 설립된 독일 정치재단이다. 재단의 활동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이자 가치인 자유, 정의, 연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는 1967년에 개설되었고 한반도 및 동아시아 평화 구축과 사회적 평등을 토대로 한 경제사회정책 추진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한다.” asia.fes.de